[영화]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이윤기 연출. (2011)
조금 지루하긴 했다. 이 무렵 보내고도 잡지 못해 안타까웠던 기억, 마음, 불안 하나쯤 가지지 못한 이들은 쉽게 빠져들지 못한다. 내게도 사랑이 떠나갈 때 그토록 아프고도 말을 삼켜야 했던 기억이 있는데, 4년이 지났더니... 영화를 보다가 그만 잠들고 말았다. 4년 전 그 무렵이었다면 가슴을 끊어놓았을 영화인데. 그래서 '지루함'으로 영화를 평가절하할 수는 없다. 애초에 흥미진진한 이야기라면 연출이 지루하다고 타박할 수 있겠지만, 는 잔잔하게 가슴 먹먹해져가는 이야기다. 구석에 숨은 고양이의 얼굴처럼, 잠깐 내비쳤다 금새 사라져버리는 가슴 깊숙한 감정들은, 시끌벅적 흥미진진한 사건들 사이에서는 흔적도 없이 묻혀버릴 것이다. 떨어진 담뱃재, 갑자기 끊어진 빗소리, 천천한 발소리, 따뜻해졌다가 다시 차가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