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를 수 있는 사람들마저 다를 수 없는 현실
화려한 프로필보다 당장의 고민이 그 사람을 더 잘 드러낸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면접보러 온 듯 공적인 프로필을 읊어대면, "그래서 요즘 고민이 뭐야?"라고 물어야 한다. 카이스트(KAIST) 학생들의 고민은, 달라도 뭔가 다르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섞어서 물었다. 가뜩이나 시끄러웠던 카이스트 연쇄 자살 소동에, 나는 언론이 주목한 등록금, 학점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보다도, 그들만의, 그들이어서 가능한 실존적인 고민이 있지 않을까, 혐의를 두었었다. 나와 같은 기대를 가지고 이 글을 읽는다면, 여기서 그만두길. 안타깝게도 "그런 건 없다"고 말했으니까. 함께 중국 운남성을 여행하던 때에, 이 친구는 문학적 감수성과 정치-사회에 대한 관심으로 나를 놀라게 했었다. '연구실의 박사'에게 뜨거운 가슴은 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