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이윤기 연출. (2011)
조금 지루하긴 했다. 이 무렵 보내고도 잡지 못해 안타까웠던 기억, 마음, 불안 하나쯤 가지지 못한 이들은 쉽게 빠져들지 못한다. 내게도 사랑이 떠나갈 때 그토록 아프고도 말을 삼켜야 했던 기억이 있는데, 4년이 지났더니... 영화를 보다가 그만 잠들고 말았다. 4년 전 그 무렵이었다면 가슴을 끊어놓았을 영화인데. 그래서 '지루함'으로 영화를 평가절하할 수는 없다. 애초에 흥미진진한 이야기라면 연출이 지루하다고 타박할 수 있겠지만, 는 잔잔하게 가슴 먹먹해져가는 이야기다. 구석에 숨은 고양이의 얼굴처럼, 잠깐 내비쳤다 금새 사라져버리는 가슴 깊숙한 감정들은, 시끌벅적 흥미진진한 사건들 사이에서는 흔적도 없이 묻혀버릴 것이다. 떨어진 담뱃재, 갑자기 끊어진 빗소리, 천천한 발소리, 따뜻해졌다가 다시 차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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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Into The Wild. 2007. 숀 펜.
여행이라면 반드시 어느 정도는 일탈이겠다. 일상과 다른 무엇인가를 기대하기 때문에 떠난다. 실제로 여행은 인생과 닮아있어서, 마치 짧게 요약된 인생과도 같아서, 짧은 여행 기간 동안 자신의 기나긴 삶에 대한 어떤 함축을 얻기도 한다, 시를 읽고 감동을 받는 것처럼... 짧은 몇개 단어의 배열에서 한번씩 얻게 되는 큰 울림, 강한 인상, 가슴에 와닿는 의미들은 도대체 어디서 왔는지, 분명한 것은 시 자체에 녹아 있던 것은 아니다. 아마도 시인의 삶이었거나, 나의 삶이었거나.. 시는 그저 통로일 뿐이다. 여행도 그저 통로일 뿐이다. 어떤 경로를 통했든 마음으로 얻게 된 어떤 함축, 의미, 인상, 깨달음.. 그런 것들이 모습을 갖추어 드러나는 곳은, 그곳은 결국, 꿈이 아직은 꿈으로서만 있는 곳, 마음을 나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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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토록 뜨거운 순간. The Hottest state. 2007. 에단 호크.
뜨겁게 사랑한 연인. 그리고 이별. 닮았다. 나는 남들과 다른 특별한 사랑을 하는 줄 알았는데, 이들처럼 뜨겁게 사랑했고, 이들처럼 다투고 있다. 깜짝 놀랄 정도로 비슷한 말들로, 비슷한 감정으로... 나는 아직 뜨거운데, 그녀는 '시간'을 달라고 한다. 잠깐 떨어져 있게 되었을 때, 그녀는 이 대사처럼, 멍하니 기다리며 내 생각을 했을까, 그리고 문득 그런 자신이 못마땅했을까. 어느덧 사랑은, 그녀의 독립적인 삶을 방해하는, 없애버려야 할 훼방꾼이 돼버린 걸까..., . 그러면, 이들처럼 이별하게 되는걸까? 그리고... 어쩌면 그 이별마저 '좋은 추억'이 되는 걸까. 이들처럼. 2010년 7월. 내가 안 갔으면 좋겠어? 글쎄, 그게 말야... 모르겠어, 그냥. 넌 할 일도 없고 앉아서 나만 기다려야되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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