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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길 위에 있다. (여행)

리장 고성마을. 중국. 2010년 4월.

 

 

 

 

 

 


 

 





 

 

 

 

 

 

 

 

 

 


 

 

 

 

 

 

 

 

 

 

 

 

 

 

 

 

 


 

 







 


 






 

 























 

 

 

 

 

 

 

 

 

 

 

 

 

 

 

 

 

 

 

 

 

 

 

 

 

 

 

 

 

 

 

 

 

 

 

 

 

 

 





























따리 고성마을도 생각보다 번화했었는데, 리장 고성마을에 비하면 촌동네였다.
성 안이 내려다보이는 높은 곳에 숙소가 있었는데, 기와집이라 좋아했었는데, 사실 알고보니 성 안의 모든 집들이 기와집이었다.
그것을 내려다보는 일이 꽤 괜찮았는데, 김동률이 5집 '출발'의 뮤직비디오를 여기서 찍었다 했다.
내가 김동률을 닮아서 그 곳이 좋았다는 식의 추측은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수였지만 어쨌든 나는 그 곳이 좋았다.
바로 코 앞에 나가면 복잡하고 시끄러운 관광도시이지만, 
조금 변두리에 위치한 숙소와 숙소 근처의 카페에는 아늑하고 고즈넉한 맛이 있었다.
마을 전체에 한량의 기운이 퍼져 있다. 아마도 많은 한량들이 이 곳에서 유흥을 즐기고 있어서다.
여행은 생각보다 힘이 많이 들어, 반 시절 쯤은 그런 한량이 되어보는 것도 필요하다.

로망을 잃고 아무런 기대없이 다시 만났더니, 그제서야 고성마을이 있었다.
로망을 비현실적이고 쓸데없는 허상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
잘 먹고 잘 사는 지는 몰라도 대화상대로는 별 재미가 없는게다.
만화 <원피스>에서 '하늘섬'에 대한 로망을 가진 '몽블랑 크리켓'이 로망에 대해 다음과 같은 명언을 했다.

"꼬마! 난 여기서 작별이다. 단 하나, 이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황금향도, 하늘섬도!! 과거 그 어느누구도 "없다"고 증면해낸 녀석은 없어!!
 바보같은 소리라고 사람들은 비웃겠지만 뭐 어떠냐! 그것이 바로!! 로망이야!!!"

이야기가 산으로 갔지만 어쨌든, 내 여행에서 고성마을은 로망이었고, 동행한 다른 친구의 로망은 '안나푸르나'였다.
각자 자신의 로망을 찾아 길을 떠나는 것이다. 하지만 로망은 선뜻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이라 갈구하는 마음은 그것에 집착하게 한다.
말하자면 어느 순간부터는 '로망'에 스스로 얽매이게 되는데,
남들이 말해놓은 어떤 것과 그것에 대한 나의 기대가 실존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 그것보다 더. 
로망은 어느 순간이 되면 깨어져야 한다, 그 순간은 로망을 직접 대면하는 순간!
온전한 내 것이 되기 위해서는 나의 기대나 편견 없이 비운 상태로 직접 마주해야 한다.
그제서야 중국어 선생님이 내 마음 속에 심어놓은 고성마을이 사라지고, 내가 찾은 고성마을이 가슴에 새겨졌다.

그렇다고 애초에 로망으로 품었던 그 마음만큼 고성마을이 흡족했던 것은 아니나, 어쩔 거냐,
경험은 항상 자신의 기대와 현실 사이의 어디 쯤에 자리잡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