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용으로 써서 문체가 딱딱합니다.)
<물고기의 축제>에는 많은 시청각적 요소가 극적 효과를 낸다. 작품은 인물의 깊숙한 내면을 드러내기 위해 행동과 대사에서는 주로 뒤틀리고 비상식적인 표현들이 이루어졌다. 따라서 그 반작용으로 시청각적 요소는 작품의 주제를 형성하는 인물의 내면 심리, 그 의미를 뚜렷하게 가리켜 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작품 전체에 반복·변주되는 색 이미지는 작품 전체의 주제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즉, 시청각적 요소 중 작품 전체에 걸쳐 반복·변화화는 색 이미지는 가족의 실패로 인한 공포와 상처, 상처 이면의 사랑을 통한 화해라는 작품 전체의 주제를 직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제 1막은 바다의 푸른 빛으로부터 채워진다. 이후 전개에서는 다양한 시각적 몽타주를 통해 붉은 색을 강조한다. 후반부에서는 빛이 끼어들면서 붉음을 점점 상쇄하다가, 제 15막에서는 새하얀 이미지로 작품을 끝맺는다. 제 1막과 15막은 똑같이 ‘절벽 위 사진촬영 회상’의 에피소드라는 점에서, 푸른 이미지의 새하얀 이미지로의 변화를 통해 작품이 드러내고자 하는 주제 혹은 주제의 이미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
우선 제 1막의 푸른 이미지는, 가족들이 타카시로부터 느끼는 공포심을 드러낸다. 공포심은 후유오 시신의 얼굴 몽타주와 겹치면서 배가된다. 사진에서는 가족이 사라지고 푸른 바다만 찍혔다. 회상하는 주체(아마도 가족들 모두)에게 남은 것은 공포심 뿐이다. 타카시만 등장하는 5막에서도 잠깐 푸른 이미지가 강조된다는 점은 이를 잘 부연한다. 5막에서는 여름 태양빛으로 푸른색 이미지가 다소 희석된다. 타카시로부터 비롯하는 공포심도 함께 누그러진다.
붉은 이미지는 후유오의 죽음으로 하나 둘 씩 모여드는 가족들에게 낙인처럼 남겨져 있다. 여기서 붉은 이미지가 드러내는 것은 상처다. 특히 2막부터 6막까지 마사코는 피처럼 붉은 드레스를 입고 입술을 빨갛게 칠한 채로 극을 붉은 색으로 휘젓는다. 아들의 죽음으로 인한 마사코 자신의 상처, 그리고 동시에 가해자로서의 죄책감, 그로 인해 억압된 슬픔 충동 등 복합적이지만 결국은 상처인 마사코의 내면은 드레스를 붉게 물들인다. 마사코의 붉은 드레스는 마사코 뿐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유리, 후유키의 마음 속에도 낙인처럼 상처의 붉은 이미지를 남긴다. 그것은 마사코가 후유오에게 느끼는 죄책감과 동일시되기도 하고, 오히려 후유오가 마사코로부터 느꼈을 상처와 동일시되기도 한다. 루리는 6막에서 태닝으로 벌겋게 그을린 어깨를 드러내면서 등장해서는 대성통곡한다. 마사코, 후유키, 유리는 이 붉음에서도 상처를 느낀다. 후유오는 일기장은 후유키의 빨간 자전거를 언급하면서 후유키의 내면을 붉게 물들인다. 후유오의 관은 붉은 조명으로 비추어진다. 6막부터는 석양빛이 스며들어오면서 극 전체를 붉게 물들이더니, 도룡뇽의 새빨간 배, 죽어가는 고양이의 핑크빛 혓바닥, 머리통이 깨지는 것처럼 쪼개진 새빨간 수박 등 자극적인 상처들이 집중적으로 인물들의 내면을 파고든다.
7막부터 14막까지는 붉은 이미지의 기세는 석양빛과 함께 점차 사그라든다. 아물어가는 상처는 화해를 의미한다. 모기의 피, 붉은 카네이션을 통해 한 번씩 붉은 낙인을 확인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타카시의 위궤양, 루리의 임신 등을 통해 은은하게 퍼져나온다. 9막부터 달빛, 눈부신 여름 태양빛, 흰색의 장례 도구들, 흰색 납골단지, 연기 등 새하얀 이미지가 중첩되고 이들은 붉은 이미지와는 반대로 점점 비중을 늘여간다. 15막, 극의 결말에서 사진이 새하얗게 물들면서 붉은 이미지는 완전히 사라진다. 그래서 새하얀 이미지는 새로운 시작, 미래다.
작품은 타카시, 마사코의 결혼 생활이 실패함으로서 유리, 후유키, 루리, 후유오에게 남겨진 공포심, 그리고 가족 구성원 모두가 겪어야 했던 상처를 드러내 보인다. 각자의 상처로 인해 뒤틀린 채로 서로에 대한 모순적인 감정들을 증폭시켜만 가던 그들은, 후유오의 죽음이라는 더 큰 상처를 통해, 자신의 상처 이면에 가족의 상처를 본다. 그들을 분리시켰던 상처는 이제 가족을 묶는 끈이 되고, 상처를 나눔으로 가족은 재결합한다. “뱃속에서 나온 것은 다시 집어넣을 수 없다.”는 마사코의 말은 유리에게 상처가 되었지만, 유리는 루리에게 똑같은 방식으로 말하는 자신을 보고 상처 이면의 또 다른 의미를 깨닫는다. 유리의 전 남자친구가 오일을 발라준 루리의 등은 태닝으로 벌겋게 물들어 있음으로 유리에게 상처가 되지만 말다툼으로 벌어진 자매관계를 다시 이어주는 것도 그 상처에 수세미화장수를 발라주면서 이루어진다. 모기를 잡아주기 위해 볼은 때리는 것도 상처 이면에 감추어진 사랑, 그것을 매개로 한 화해를 드러내는 장치다. 가장 결정적으로 후유오의 죽음이 가족 구성원 모두에 대한 뒤틀린 사랑이었으며, 그 상처를 나눔은 수박을 깨서 나눠먹는 장면으로 묘사되었다. 마치 후유오의 시신을 쪼개어 나누어먹는 것처럼, 그들은 후유오라는 가족 전체의 상처를 나누어 먹고 하나로 이어진다. 마사코가 타카시와 재결합하기로 하면서 작품에서 붉은 빛은 점점 새하얀 빛으로 밝아져간다. 유리의 낙태는 루리에게서 다시 반복되지 않을 거라는 것, 타카시의 위궤양은 이제 괜찮다는 것, 타카시는 이제 마사코가 하지 말라는 일은 안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가부장적이지 않을 거라는 것, 그리고 후유오는 죽었지만 나츠오가 ‘후유오의 여름’으로 가족들에게 왔다는 것 등은 모두 새하얀 빛이 의미하는 새로운 시작을 가리켜보인다.
색 이미지들은 작품의 정조를 마련하는 배경뿐만 아니라, 의미 구조의 진행과 변화, 구체적인 사건, 인물들의 심층적인 내면 심리까지 다양한 층위에서 발견되며 결말 부분에 이르러서는 하나의 의미로 모여든다. 색 이미지들은 뚜렷하고도 일관적으로 상처와 상처 이면의 사랑, 그를 통한 화해와 새로운 시작 등의 의미와 연결된다. 작품에 등장하는 색 이미지들은 그것의 의미들이 변화해감 맞추어 적절히 힘을 잃거나 더해가고 있으며, 작품 전체의 의미화에 크게 공헌하고 있다.
제 1막은 바다의 푸른 빛으로부터 채워진다. 이후 전개에서는 다양한 시각적 몽타주를 통해 붉은 색을 강조한다. 후반부에서는 빛이 끼어들면서 붉음을 점점 상쇄하다가, 제 15막에서는 새하얀 이미지로 작품을 끝맺는다. 제 1막과 15막은 똑같이 ‘절벽 위 사진촬영 회상’의 에피소드라는 점에서, 푸른 이미지의 새하얀 이미지로의 변화를 통해 작품이 드러내고자 하는 주제 혹은 주제의 이미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
우선 제 1막의 푸른 이미지는, 가족들이 타카시로부터 느끼는 공포심을 드러낸다. 공포심은 후유오 시신의 얼굴 몽타주와 겹치면서 배가된다. 사진에서는 가족이 사라지고 푸른 바다만 찍혔다. 회상하는 주체(아마도 가족들 모두)에게 남은 것은 공포심 뿐이다. 타카시만 등장하는 5막에서도 잠깐 푸른 이미지가 강조된다는 점은 이를 잘 부연한다. 5막에서는 여름 태양빛으로 푸른색 이미지가 다소 희석된다. 타카시로부터 비롯하는 공포심도 함께 누그러진다.
붉은 이미지는 후유오의 죽음으로 하나 둘 씩 모여드는 가족들에게 낙인처럼 남겨져 있다. 여기서 붉은 이미지가 드러내는 것은 상처다. 특히 2막부터 6막까지 마사코는 피처럼 붉은 드레스를 입고 입술을 빨갛게 칠한 채로 극을 붉은 색으로 휘젓는다. 아들의 죽음으로 인한 마사코 자신의 상처, 그리고 동시에 가해자로서의 죄책감, 그로 인해 억압된 슬픔 충동 등 복합적이지만 결국은 상처인 마사코의 내면은 드레스를 붉게 물들인다. 마사코의 붉은 드레스는 마사코 뿐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유리, 후유키의 마음 속에도 낙인처럼 상처의 붉은 이미지를 남긴다. 그것은 마사코가 후유오에게 느끼는 죄책감과 동일시되기도 하고, 오히려 후유오가 마사코로부터 느꼈을 상처와 동일시되기도 한다. 루리는 6막에서 태닝으로 벌겋게 그을린 어깨를 드러내면서 등장해서는 대성통곡한다. 마사코, 후유키, 유리는 이 붉음에서도 상처를 느낀다. 후유오는 일기장은 후유키의 빨간 자전거를 언급하면서 후유키의 내면을 붉게 물들인다. 후유오의 관은 붉은 조명으로 비추어진다. 6막부터는 석양빛이 스며들어오면서 극 전체를 붉게 물들이더니, 도룡뇽의 새빨간 배, 죽어가는 고양이의 핑크빛 혓바닥, 머리통이 깨지는 것처럼 쪼개진 새빨간 수박 등 자극적인 상처들이 집중적으로 인물들의 내면을 파고든다.
7막부터 14막까지는 붉은 이미지의 기세는 석양빛과 함께 점차 사그라든다. 아물어가는 상처는 화해를 의미한다. 모기의 피, 붉은 카네이션을 통해 한 번씩 붉은 낙인을 확인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타카시의 위궤양, 루리의 임신 등을 통해 은은하게 퍼져나온다. 9막부터 달빛, 눈부신 여름 태양빛, 흰색의 장례 도구들, 흰색 납골단지, 연기 등 새하얀 이미지가 중첩되고 이들은 붉은 이미지와는 반대로 점점 비중을 늘여간다. 15막, 극의 결말에서 사진이 새하얗게 물들면서 붉은 이미지는 완전히 사라진다. 그래서 새하얀 이미지는 새로운 시작, 미래다.
작품은 타카시, 마사코의 결혼 생활이 실패함으로서 유리, 후유키, 루리, 후유오에게 남겨진 공포심, 그리고 가족 구성원 모두가 겪어야 했던 상처를 드러내 보인다. 각자의 상처로 인해 뒤틀린 채로 서로에 대한 모순적인 감정들을 증폭시켜만 가던 그들은, 후유오의 죽음이라는 더 큰 상처를 통해, 자신의 상처 이면에 가족의 상처를 본다. 그들을 분리시켰던 상처는 이제 가족을 묶는 끈이 되고, 상처를 나눔으로 가족은 재결합한다. “뱃속에서 나온 것은 다시 집어넣을 수 없다.”는 마사코의 말은 유리에게 상처가 되었지만, 유리는 루리에게 똑같은 방식으로 말하는 자신을 보고 상처 이면의 또 다른 의미를 깨닫는다. 유리의 전 남자친구가 오일을 발라준 루리의 등은 태닝으로 벌겋게 물들어 있음으로 유리에게 상처가 되지만 말다툼으로 벌어진 자매관계를 다시 이어주는 것도 그 상처에 수세미화장수를 발라주면서 이루어진다. 모기를 잡아주기 위해 볼은 때리는 것도 상처 이면에 감추어진 사랑, 그것을 매개로 한 화해를 드러내는 장치다. 가장 결정적으로 후유오의 죽음이 가족 구성원 모두에 대한 뒤틀린 사랑이었으며, 그 상처를 나눔은 수박을 깨서 나눠먹는 장면으로 묘사되었다. 마치 후유오의 시신을 쪼개어 나누어먹는 것처럼, 그들은 후유오라는 가족 전체의 상처를 나누어 먹고 하나로 이어진다. 마사코가 타카시와 재결합하기로 하면서 작품에서 붉은 빛은 점점 새하얀 빛으로 밝아져간다. 유리의 낙태는 루리에게서 다시 반복되지 않을 거라는 것, 타카시의 위궤양은 이제 괜찮다는 것, 타카시는 이제 마사코가 하지 말라는 일은 안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가부장적이지 않을 거라는 것, 그리고 후유오는 죽었지만 나츠오가 ‘후유오의 여름’으로 가족들에게 왔다는 것 등은 모두 새하얀 빛이 의미하는 새로운 시작을 가리켜보인다.
색 이미지들은 작품의 정조를 마련하는 배경뿐만 아니라, 의미 구조의 진행과 변화, 구체적인 사건, 인물들의 심층적인 내면 심리까지 다양한 층위에서 발견되며 결말 부분에 이르러서는 하나의 의미로 모여든다. 색 이미지들은 뚜렷하고도 일관적으로 상처와 상처 이면의 사랑, 그를 통한 화해와 새로운 시작 등의 의미와 연결된다. 작품에 등장하는 색 이미지들은 그것의 의미들이 변화해감 맞추어 적절히 힘을 잃거나 더해가고 있으며, 작품 전체의 의미화에 크게 공헌하고 있다.
김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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